그라운드 위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바티스투타
긴 이름을 채 부르기도 전에 골이 터지곤 했기 때문에 ‘바티골’ 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Gabriel Batistuta) 를 기억하시나요? 2002년 월드컵 당시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 했던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에서 지원금이 나오지 않아서 사비를 털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선수. 월드컵 우승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지만 결국 조기 탈락 하여 눈물을 흘렸던 그 선수 입니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연고로 하는 피오렌티나에서 활약하던 그는 1994년 피오렌티나가 세리에B로 강등당하게 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당연히 유럽 유수의 명문팀들이 그를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고, 사람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하나였던 그가 당연히 피오렌티나를 떠날줄로만 알았죠. 하지만 바티스투타는 피오렌티나에 잔류하며 팬들을 감동시켰습니다. 결국 세리에 B로 강등당한 그 해, 바티스투타를 앞세운 피오렌티나는 1년만에 세리에 A로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바티스투타는 눈물을 머금고 AS로마로 이적하게 되죠. 결국 그는 AS로마로 이적한 후, 많은 골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하게 되었습니다. 바티스투타가 승승장구하던 그 시즌, AS로마와 그의 친정팀 피오렌티나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멀리서 응원온 피오렌티나의 환호에도 그는 묵묵히 게임에만 임했죠. 아이러니하게도 1:0으로 AS로마가 승리한 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사람은 다름아닌 바티스투타 였습니다. 하지만 바티스투타는 골을 넣은 후에 세레머니를 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돌아셨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피오렌티나에게 자기 발로 비수를 꽃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원정온 피오렌티나의 팬들은 경기에서 진 슬픔은 제쳐두고 바티스투타에게 엄청난 환호를 보내주었습니다.
제가 피오렌티나의 연고지인 피렌체에 놀러갔을 때 아드리안 무투의 사진만큼 바티스투타의 유니폼이 많이 걸려있어서 바티스투타가 이곳에서 뛰다가 은퇴했는줄로만 알았는데 그에게는 이런 사연이 있었고 아직도 피오렌티나의 팬들은 그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이 경기가 끝난 날, 한 신문에서 바티스투타에게 이런 말을 붙여주었습니다.
'그라운드 위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바티스투타
<피오렌티나와 AS로마의 경기. 바티스투타의 결승골>
2002년 당시 국가 부도위기에 처해있던 아르헨티나에 희망을 주기 위해 그는 자비를 털어 월드컵에 출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선 탈락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죠. 그 눈물은 게임 자체의 아쉬움 보다는 그가 사랑하는 그의 조국에게 희망을 안겨주지 못했다는 자책의 눈물이었을 겁니다.
이름 :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본명 : Gabriel Batistuta)
출생 : 1969년 2월 1일
신체 : 키 185cm, 체중 73kg
출생지 : 아르헨티나
경력 : ~ 2005년 3월 은퇴 선언
2000년 AS 로마
2003년 8월 알 아라비
포지션 : FW (포워드)
나는 많은 팀의 감독을 맡아봤지만 바티스투타만큼 훌륭한 골잡이를 본적은 거의 없다.
- 지오바니 트라파토니 -
내 생애 바티스투타같은 공격수는 본적이 없다. 그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 나카타 코지 -
바티스투타의 위대함은 그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되면 100% 깨달을 수 있다.
- 프란체스코 토티(00/01 시즌 세리에A 우승을 달성한 이후 인터뷰 중에서) -
바티스투타와 크레스포가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고의 선수를 갖고 있어도 기용하지를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다.
- 디에고 마라도나(2002 월드컵에서 바티스투타와 크레스포를 투톱으로 기용해야 한다며) -
바티스투타는 정말 놀라운 선수다.
그는 항상 어떻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을지 깊게 생각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을 성공시킬 수 있다.
더욱 놀라운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바티스투타의 컨디션이 불과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 프란체스코 토티(바티스투타가 AS 로마로 이적해온 직후 기자들이 바티에 대한 소감을 묻자)
바티스투타는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다.
하지만 나 역시 지난 몇년간 유럽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나와 바티가 함께 뛸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매우 잘 알고 있으며, 투톱으로 뛰게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 에르난 크레스포 -
내 소원이 하나 있다면 바로 바티스투타를 포르투갈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 마누엘 루이 코스타(98' 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후) -
나 바티스투타는 나의 뿌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귀화하기엔 나의 조국 아르헨티나를 너무나도 사랑한다.
-포루투칼로 귀화하라는 동료 루이코스타의 말에-
여전히 내 영혼은 피오렌티나에 있다.
비록 지금은 다른 팀이지만
나는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 또한 누구보다 나를 잘 이해해줄 것이다.
-AS로마 이적 후-
차라리 지금 부상을 당했으면 한다. 그러면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S로마 이적후 첫 피오렌티나전을 앞둔 기자회견-
모든 것이 무너져도 우리에겐 항상 축구가 있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얼마전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기록한 후 빛의속도로 달려가 친정팀을 조롱하던 그가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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