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김대의 선수가 그랑블루에게 보내는 글

 작년 k리그 우승을 하며 푸른 깃발을 만천하에 떨쳤던 수원 삼성... 저는 수원 삼성의 지지자 랍니다. 저번 시즌 내내 골폭풍을 몰아쳤던 화끈했던 수원이 이번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아시죠? 선수들도 팬들도 가슴이 타들어가는 요즘 입니다. 6강 플레이오프를 위해 젖먹던 힘까지 내야 하는 때인데 얼마 전에는 전남에게 2대 0으로 패해서 더욱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상태입니다. 저번 학기 멀리 독일에서 수원을 응원하며 매일 매일 좋은 소식을 기대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한숨만 쉬고 있었는데, 선수들도 풀죽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니 가슴이 더 아프더라구요.

 오늘 그랑블루 커뮤니티 (http://www.bluewings.net) 에 들어가니 김대의 선수의 글이 있더라구요. 항상 콜을 보내거나 '대의사마 화이팅!'을 외치면 N석을 향해 박수를 쳐 주시던, 우승때나 생일파티 때 N석을 보고 익살스런 춤을 추곤 하시던 분이 선수들의 마음을 담은 글을 올려서 눈물을 쏙 빼놓았습니다. 그 글을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대의 입니다


참...뭐라 드릴 말씀도 없고...어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수원으로 올라가는 이 길이 왜이리 먼지....

우선 너무 죄송하구요...왜 항상 이런 순간에 여러분들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건지....

어찌 맘을 추스려 드려야 할른지 모르겠지만....

믿어주세요..저희는 정말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저희 쭈니가 골기퍼를 하다가 골을 먹고 친구들에게 원망을 사면서 축구가 제일

싫다고 하더라구요...그러더니 2년이 지나...4명밖에 없는 그들만의 리그(첨 시작하는 같은반 친구들)에서

골맛을 보기 시작하더니 세상에서 제일 축구가 재밌다더라구요...

가끔 쉬는날 저를 붙잡고 인사이드, 아웃 사이드에 대해 묻기도 하면서....다들 아시겠지만 젊은 선수 위

주의 거론하고 싶지 않은 팀만 봐도 그렇잖아요...리드하다가도 분위기에 휩싸여 망가지고 초반에 살짝

흥분해서 경기 망치고....축구란...실력만으로 절대 할 수 없는 경기임은 열분들이 더 잘 아실겁니다...

지도력의 문제는 당연 아닌거죠...히딩크 감독이 지도력이 좋아서 4강에 갔다고 말 하는 사람은 결단코 단

한 사람도 없을겁니다....

운도 당연 따라주어야 하고 ...심리적인 부분이 거의 80을 넘게 따라 줘야 하거든요....

머피의 법칙 아시죠...정말 안될때는 뭘 해도...참 지독하게도....

저희가 늘 실망만 시켜 드린거 아니잖아요....

....그냥 믿어주시면 어떨른지요...전에 그랬던 것 처럼...

비온뒤 땅이 더 단단해 지고...긴 터널을 지나면 더 눈부시게 밝은것 처럼...조금만 더....

참 면목이 없습니다....

....

만약 열분들까지 저희를 흔들어 놓으시면 ....좋아할 사람 참 많을 겁니다....

아시잖아요...항상 저희는  모든 구단과 선수들 서포터들이 심지어 언론마저도 제일 꼴사나워 하는 팀 이

란거....돈좀 많다고...이러면서...그 사람들한테 안주거리밖에 더 되겠습니까?

제발....우리는 하나 아니던가요...우리는 누가 지켜줍니까?

....이제 저도 떠날때가 되었나 봅니다....더이상 추한모습 보일까 두렵습니다....어떻게 사죄해야할까도

두렵습니다.....그치만 우리 젊은 선수들 마저 기가죽을까 두렵습니다....

이 백전노장을 믿으시고...힘을 실어주세요...그 어떤 얘기도 말고....

.....여러분들이.... 저희에겐 다시 뛰게하는 힘 입니다!!!!



                                .....2009년 8월 29일 전남전을 패한뒤 올라오는 버스안에서 착잡한 마음에

  IMG_0021 by kiyong2

 개인적으로 이렇게 팬들과 소통을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도 결국 똑같이 땀 흘리고 똑같이 아쉬워 할 줄 아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 집단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세레머니도 화끈하게, 공격도 화끈하게... 시간을 끌며 이기는 축구를 하기 보다 저번 시즌의 대구 FC 처럼 '지더라도 시원하게' 퍼붓는 팀이 많아져야 k리그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남은 8경기 수원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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