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팬의 분데스리가 관전기 - k리그도 어디가서 꿀리진 않아!!!!
글 작성자: 니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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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제법 따듯한 날씨인 4월 25일, 얼마 남지 않은 슈투트가르트의 홈경기를 보러 다녀왔다. 한국에 있었을 때도 항상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를 찾았던 나로서는 선수들의 경기도 경기지만, 관중과 경기장 전체의 축구 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는 날이었다.
명절에 상경하는 사람들 처럼
경기장에 가기 위해 뉴팅겐 중앙역을 찾았다. 지난 4월 초에 슈투트가르트에서 있었던 맥주파티를 가려던 날 이후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역에 있는 것은 처음 봤다. 가족단위로 손을 잡고, 슈투트가르트의 레플리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역시 도시에 있는 경기장을 찾기 위해, 경기장으로 향하는 RE, S-bahn 등이 꽉 차는 풍경을 연출했다. 그렇게도 널널하던 슈투트가르트행 RE와 S-bahn이 레플리카를 입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주변에 꽉 차있었다. 급한 마음에 아무나 붙잡고 '표는 어디서 구하죠?' 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표는 다 팔렸을테니 암표나 찾아봐요~' 였다. 상대가 그닥 인기팀이 아닌 프랑크푸르트였기 때문에 넉넉잡아 한 시간 전에만 도착하면 된다고 여유를 부렸던게 후회되었다. 알고보니 분데스리가는 프리미어 리그에 이어 관중수가 많은 리그로 꼽힌다고 한다. 홈경기가 3번 남았을 뿐인데 못보면 독일 교환학생 생활 중에 분데스리가를 못보는 최악의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암표를 찾아 나섰다.
암표
경기장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암표장수를 찾아나섰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좋은자리라고 하면서 100유로를 부르는 것이었다.
'우린 좋은 자리 필요없어요 ㅠ 싼걸로 주세요 ㅠㅠ'
결국 단돈 20유로짜리 표를 구입했다. (원정팀인 프랑크푸르트 서포터석 바로 옆이었다.)
k리그와는 다른 철저한 경비
k리그에도 물론 경기장에 경찰들이 쫙 배치되지만, 유럽처럼 큰 불상사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느낌은 아니기에 그냥 평화로운 경기장으로 보인다.(물론 크고작은 불상사가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긴 한다.) 하지만 이곳엔 정말 수많은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중앙역부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곳마다 무장한 경찰들이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전엔 수원 경기장에 독일 친구를 데려온 적이 있었는데, 철조망도 없고 경비도 이렇게 허술한데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게 신기하다고 했다 ㅎㅎ)
경기장에 들어서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비록 트랙이 있었기에 선수들을 더욱 가까이서 보진 못했지만, 트랙을 눈에 잘 안띄는 색깔로 바꾸어 놓아서 그럭저럭 경기를 볼만 했다.
Fxxk you!!!!!
내가 앉은 자리는 프랑크푸르트 원정 서포터즈 바로 옆이었는데, 덕분에 슈투트가르트 응원가보다 프랑크푸르트 응원가를 더 많이, 크게 듣게 되었다. 역시 응원가는 세계 어디를 가도 같은 멜로디에 가사만 바꾸는 것 같다. 여기서 수원의 익숙한 응원가를 많이 들었다. 이곳은 k리그와는 달리 골대 뒤측이 서포터석이 아니라 대각선 방향이 서포터석이다. 양팀 서포터즈들 끼리 정면이긴 한데 그것이 골대 뒤가 아니라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는 식이다. 물론 불상사를 막기위해 팀과 팀의 경계에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고 철창도 높게 설치되어 있다.
두번째 사진을 보면 프랑크푸르트 서포터들이 이쪽을 향해 손가락 욕설을 날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가 2골을 먹은 직후, 장내 아나운서가 슈투트가르트는 몇점? 이라고 물으니 경기장 거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이 Zwei(2) 라고 외쳤고 프랑크푸르트는 몇점? 이라고 물으니 사람들이 Null(0) 이라고 외치면서 조롱하는 것에 반발해서였다. 몇몇 사람들 끼리는 눈을 마주치고 서로 으르렁댔고, 경찰들이 나서서 제지하자 수그러들었다.
용감한 사람들
참 대단하다. 첫번째 사람은 슈투트가르트 서포터즈들을 향해 옷을 벗고 소리치는 사람인데, 어떤 깡으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_- 더 대단한 사람은 바로 두번째 사진의 사람들... 당당하게 슈투트가르트 사람들 사이에서 옷을 벗고 일어나서 응원을 했다. 바로 옆사람, 뒷사람, 앞사람이 슈투투가르트 서포터인데... 한국에선 저렇게 하면 큰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경기 막판에 잠시 일어나서 응원한 것을 제외하곤 2골을 먹고나선 조용히 앉아있기만 했다.
레만! 레만! 레만!
물론 Gomez, Cacau 같은 걸출한 선수들이 있지만 레만을 직접 본 것이 좋았다. 몇시즌 전까지만 해도 아스날에서 뛰어서 우리에게 익숙한 레만 골키퍼.. 경기 내내 선수들을 독려하며 소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집으로
경기가 끝나고 느꼈던 점은, K리그의 실력과 관중문화는 세계 어디들 가도 결코 크게 뒤쳐지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문제점과 단점들은 오히려 '관중수'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깊어지고 부모님을 따라서 팀의 서포터가 되는 사이클이 누적되면, 그리고 K리그도 재미있는 경기와 팬들을 생각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꾸준한 관중유치에 성공한다면, K리그도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굉장한 리그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국은 좁기 때문에 축구를 사랑하는 열정으로 원정을 다니기도 쉽고, '함께' 라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좋은 서포팅 환경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몇몇 한국선수들이 빅리그에서 잘 뛰어주고 있지만, 이러한 관중유치를 바탕으로 한 전체적인 축구문화 발전을 꾀한다면, 더욱 강력하고 인기있는 리그가 될 것이다.
한가지 목적을 위해 주말에 경기장에 모였던 사람들이 또다시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다. 여기선 같은 응원을 하며 함께했지만, 그들은 각기 다른 한주를 계획하겠지...
Bad Cannstatt 역을 지나면서 창밖에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찰칵!!
뉴팅엔에 돌아오니 역시 이곳은 언제 경기가 있었냐는 듯 한적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숙사앞 길...지금 나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곳, 이순간들을 나중에는 너무나 그리워할 것 같다.
Fxxk you!!!!!
내가 앉은 자리는 프랑크푸르트 원정 서포터즈 바로 옆이었는데, 덕분에 슈투트가르트 응원가보다 프랑크푸르트 응원가를 더 많이, 크게 듣게 되었다. 역시 응원가는 세계 어디를 가도 같은 멜로디에 가사만 바꾸는 것 같다. 여기서 수원의 익숙한 응원가를 많이 들었다. 이곳은 k리그와는 달리 골대 뒤측이 서포터석이 아니라 대각선 방향이 서포터석이다. 양팀 서포터즈들 끼리 정면이긴 한데 그것이 골대 뒤가 아니라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는 식이다. 물론 불상사를 막기위해 팀과 팀의 경계에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고 철창도 높게 설치되어 있다.
두번째 사진을 보면 프랑크푸르트 서포터들이 이쪽을 향해 손가락 욕설을 날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가 2골을 먹은 직후, 장내 아나운서가 슈투트가르트는 몇점? 이라고 물으니 경기장 거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이 Zwei(2) 라고 외쳤고 프랑크푸르트는 몇점? 이라고 물으니 사람들이 Null(0) 이라고 외치면서 조롱하는 것에 반발해서였다. 몇몇 사람들 끼리는 눈을 마주치고 서로 으르렁댔고, 경찰들이 나서서 제지하자 수그러들었다.
참 대단하다. 첫번째 사람은 슈투트가르트 서포터즈들을 향해 옷을 벗고 소리치는 사람인데, 어떤 깡으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_- 더 대단한 사람은 바로 두번째 사진의 사람들... 당당하게 슈투트가르트 사람들 사이에서 옷을 벗고 일어나서 응원을 했다. 바로 옆사람, 뒷사람, 앞사람이 슈투투가르트 서포터인데... 한국에선 저렇게 하면 큰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경기 막판에 잠시 일어나서 응원한 것을 제외하곤 2골을 먹고나선 조용히 앉아있기만 했다.
레만! 레만! 레만!
물론 Gomez, Cacau 같은 걸출한 선수들이 있지만 레만을 직접 본 것이 좋았다. 몇시즌 전까지만 해도 아스날에서 뛰어서 우리에게 익숙한 레만 골키퍼.. 경기 내내 선수들을 독려하며 소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집으로
경기가 끝나고 느꼈던 점은, K리그의 실력과 관중문화는 세계 어디들 가도 결코 크게 뒤쳐지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문제점과 단점들은 오히려 '관중수'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깊어지고 부모님을 따라서 팀의 서포터가 되는 사이클이 누적되면, 그리고 K리그도 재미있는 경기와 팬들을 생각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꾸준한 관중유치에 성공한다면, K리그도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굉장한 리그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국은 좁기 때문에 축구를 사랑하는 열정으로 원정을 다니기도 쉽고, '함께' 라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좋은 서포팅 환경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몇몇 한국선수들이 빅리그에서 잘 뛰어주고 있지만, 이러한 관중유치를 바탕으로 한 전체적인 축구문화 발전을 꾀한다면, 더욱 강력하고 인기있는 리그가 될 것이다.
한가지 목적을 위해 주말에 경기장에 모였던 사람들이 또다시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다. 여기선 같은 응원을 하며 함께했지만, 그들은 각기 다른 한주를 계획하겠지...
Bad Cannstatt 역을 지나면서 창밖에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찰칵!!
뉴팅엔에 돌아오니 역시 이곳은 언제 경기가 있었냐는 듯 한적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숙사앞 길...지금 나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곳, 이순간들을 나중에는 너무나 그리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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