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신년 점 보러 방문

아사쿠사 센소지... 도쿄의 수많은 여행지 중 가장 일본일본한 냄새가 나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선물가게가 많아 각종 기념품을 사기도 딱 좋다.

오늘 여기 온 목적은 간단히 점을 보러...... 100엔을 넣고 아래 보이는 철 통을 흔들어 숫자가 적혀있는 나무막대를 뽑는다. 

오잉? 그런데 77번이다. 왠지 느낌이 좋다.

나 뭐랄까... 2019년 대박이 터질 느낌이 들어.. 이미 매우매우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아.. 77번이라니.. 하고 종이를 꺼냈는데...

하느님 아버지 살려주세요 싹싹.. 잘못했습니다.... 온갖 나쁜 말들은 다 적혀있다.. ㅠ

꼬부랑 글씨는 당연히 읽을 수 없지만 나쁜 말이 굉장히 철학적으로 쓰여있을 것이 분명하다.

나쁜 점이 나오면 이렇게 결과지를 묶어두고 가면 되는데, 종이를 묶다가 일부가 찢어져버렸다. 일부의 악한 기운은 나에게 남은 게 아닐까 싶어 나쁜 기운을 씻어준다는 향 연기를 몸 구석구석 꼼꼼하게 발라주고 왔다.

나쁜 기운아.. 물러가라 훠이~훠이~

이게 바로 나쁜 기운을 쫓는 율동이다. 미신이니 뭐니 해도, 이거 돈 드는 일 아니다. 열심히 구석구석 정갈한 마음으로 연기를 쐬어주자.

덤으로 기도까지 열심히 하고 나쁜 짓을 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도 하고...

그렇게 일본일본했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다.

긴자센 아사쿠사역으로 향하는 길. 도쿄에 10번을 왔는데도 한번도 가보지 않은 스카이트리가 구름을 뚫고 고담시티의 기운을 물씬 풍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