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알베스 에게 중국인 취급을 받다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여행을 마치고 지금 막 돌아왔습니다. 원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포스팅 할 거리가 산더미 처럼 쌓이는 것이 정상 이지만, 이번 여행은 더욱 더 특별한 포스팅 거리가 많을 것 같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있었을 때는 바르샤 팬들과 챔피언스 결승전을 같이 봤고, 파리에 도착한 날에는 에어프랑스가 실종된 날이었거든요……….-_-;;;….

 

어쨋든 지금 너무 피곤하네요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짐도 꼭 껴안지 않고 방치해 둔 상태로 기절해서 왔거든요. 도둑님 한명 난입했으면 전 빈털터리가 될 뻔 했네요 하하. 

 

 

 

 

니 하오~ ^_^

 

원래는 결승전 시청부터 포스팅 하는 것이 맞는 순서지만 이번 결승전 시즌에 제게 가장 소중했던 경험으로 다가왔던 우승 기념 퍼레이드, 그 중에서도 다니엘 알베스 (Daniel Alves) 와의 짦은 대면 (-_-)을 얘기하려고 해요.

 

원래 6시 45분 정도에 제가 있는 곳으로 온다고 했던 퍼레이드 행렬이 두 시간 가량 미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바르셀로나 응원가가 울려 퍼지길래 보니까 그들이 다가오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사람들 술렁거리기 시작하고, 차분히 줄 서 있던 것도 완전 파괴되고… 그래도 저는 맨 앞자리를 굳건히 지켰답니다.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을 경기장이 아닌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바로 앞에서 보니 정말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가뜩이나 성수기가 아니어서 동양인들 거의 없는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날뛰었습니다-_- 당연히 선수들은 다 저를 보고 갔지요 허허.

 

 

 

 

그 중에 알베스가 지나가고 있을 때 제가  “Dani!!! Dani!!” 하고 소리를 쳤더니 저를 쳐다봤습니다.

“쟤는 뭐길래 용감하게 저기 혼자 끼어서 날뛰지?” 라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해맑은 표정으로 “니 하오~~” 

…… 일반인 같았으면 ‘아 나는 한국인인데, 우리는 그렇게 인사 안하거덩? 안녕하세요 라고 하는게 맞는거야’

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줄텐데 말입니다....

 

 

 

그는 곧바로 얼굴을 홱 돌려 손에 감긴 챔피언스 리그 우승 메달을 만천하에 자랑하기 시작하더군요..

이 곳에서 “깝베스” 로 통할 만큼 사교적이고 끼가 넘치는 그는 후에 포스팅 할 ‘취한 메시’ , ‘깝케’ 와 더불어 난장 파티 쇼를 했습니다.

 

 

 

알베스에 정신이 팔려 뒷모습에 셔터를 찰칵찰칵 날리다 보니 샤비 (Xavier Hernandez)가 보이더군요.

바르셀로나의 살림꾼.. 현역 선수 중에 푸욜(Carles Puyol) 과 함께 벌써 바르셀로나 레전드로 등록이 되어 있는 선수… 이런 선수들을 눈앞에서 보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물론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와 유벤투스 등에서 뛰는 최고의 선수들도 바로 앞에서 봤었지만, 그건 경기장 이었구요. 이렇게 관중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에서의 느낌은 남달랐습니다.

 

 

## 망원 렌즈를 챙겨가지 않은 것이 너무너무 후회 되더라구요…. 제 렌즈는 최고가 50mm 였는데, 그냥 사람이 보는 표준

    화각 이었습니다. 똑딱이라도 가져갔으면 그들의 모공 속에 살아 숨쉬는 미생물까지 찍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