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우에노 24시간 라멘 맛집 반카라 라멘

 사실 라멘이 그다지 먹고 싶진 않았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날 12시까지 술을 마시고 호텔로 들어가다가 괜히 마지막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겨 우연히 먹게 된 것이다.

포탈에서 '우에노 24시간 라멘' 이라고 치면 우에노역 바로 앞에 있는 이치란 라멘이 많이 나온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집은 내 블로그에서도 소개했었다.

2016/09/29 - [미식가] - 도쿄 라멘 이치란(이찌란, 一蘭)

그리고 우에노에는 내가 제일로 사랑하는 쯔케멘 집인 멘야무사시도 있다.

2016/09/15 - [미식가] - 도쿄 우에노 라멘(츠케멘) 맛집 멘야무사시

멘야무사시는 영업시간이 이미 종료되었고, 이치란은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 만한 특색있는 라멘집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을 서성이다 반카라 라멘에 들어가게 되었다.

우에노 오카치마치역 앞 유니클로와 마주 보고 이 거대한 간판을 쾅 박아둔 채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

가게 입구에 이렇게 자판기가 있어 메뉴를 뽑고 들어가서 종업원에게 건네주면 된다. 그!런!데! 라멘 종류가 죄다 미소라멘 베이스다. 미소라멘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뭐 어쩔 수 없지.. 하면서 우측 상단의 비주얼이 훌륭한 라멘을 골랐다. (라멘의 베이스는 다 똑같고 토핑을 보고 고르면 된다.)

짠! 멀리서 보면 이런 모습. 좌측의 자판기를 이용하면 되고, 한국 메뉴도 어설프게나마 있으니 걱정 말 것!

새벽을 앞둔 시간인데도 이렇게 직장인들이 술을 거나하게 걸친 후 옹기종기 모여앉아 라면을 후루룩 먹고들 있다.

아.... 이제까지 먹었던 미소라멘에 대한 미지근한 감정이 완전히 바뀌었다. 흔히 생각하는 그 일본 된장 맛의 시시한 국물이 아니다.. 단짠짠짠의 완벽한 조화, 기름이 둥둥 뜬 진한 육수..

얇은 고기들은 부타동에 얹혀있는 그 느낌의 고기이고, 이 두꺼운 차슈는 장조림 베이스의 짭쪼름한 간이 듬뿍 배어있다. 

 수북이 쌓인 숙주를 정복하고 난 후에 보이는 면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두툼하고 꼬들꼬들한 면이다. 구글 지역가이드 후기를 보니 몇몇 외국 사람들이 너무 짜다며 낮은 평점을 준 게 보이지만, 그건 여느 맛있는 일본 라멘집 리뷰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의견이라 무시할 만하다. 일본 라면은 원래 이렇게 달고 짜고 기름지고 풍성해야 한다.

우에노에 라면집을 치면 이치란 라멘만 쏟아지는 게 너무 아쉽다. 우에노엔 괜찮은 라멘집이 꽤 많은데 말이다.

旭川味噌ラーメン ばんから 上野店

4 Chome-2-１ Ueno, Taitō, Tok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