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 작성자: 니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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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100% 꿰뚫어 볼 수 있으면 얼마나 골치 아플까. 배고파, 짜증 나, 밥 줘, 졸려, 놀아줘, 심심해... 이런 감정을 너의 또렷한 의사전달을 통해 알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 소나 개나 돼지같이 쓸모 있는 짐승이 아닌 네가 지금까지 종족 번식을 하며 살아남지 못했겠지. 네 종족은 '도무지 알 수 없는 귀여움'이라는 무기로 여태까지 살아남았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끔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알고 싶을 때가 있다. 너의 귀여움이 절실히 필요한 그 시간에, 왜 하필 거기 그렇게 귀엽게 누워 가만히 나를 응시하고 있는 거지? 딱 아쉬울 만큼의 귀여움만 보여주고 아무 일 없는 듯 기지개를 켜고 사라지는 거지? 나에게 더 이상 눈길도 주지 않는 너의 팬서비스를 포기하고 자리에 앉은 나를 왜 빤히 바라보고 있는 거지? 한창 일에 집중하고 있는 내게 다가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내 손에 앉아버리는 거지? 마비된 손을 뒤로하고 온 정신을 너에게 집중시키려는 찰나, 왜 벌떡 일어나 나에게 등 돌리기 시작하는 거지?
너와 더 친해진다고 너의 세상을 더 자세히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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