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파괴자는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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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급격하게 더워진 날씨에 낮에는 활발하게 움직이지도 않고 늘어지게 주무시고 선선해진 밤에 우다다다 다다다다를 주로 하는 살구. 배 빵빵하게 먹이면 밤에도 쿨쿨 잘 자겠지.. 하고 사료를 잔뜩 먹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에 대포동 미사일이 옥상에 떨어진 소리가 나서 침대에서 스프링처럼 튕겨 나왔다. 전쟁을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이 소리는 분명 전쟁의 그 긴박하고 위협적인 그 소리가 확실하다는 생각으로 거실로 뛰쳐나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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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분노의 어깨빵으로 1미터가 넘는 화분을 하나 해 먹으셨다. 이사 오면서 어머니께서 집에 초록이들이 있어야 한다며 직접 사서 놓아주시고 간 화분인데..........벽에 꽁꽁 묶어 놓을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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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으로 '하... 시부럴' 소리를 내고 한숨을 푹...... 자기도 뭔가 무겁고 위협적인 기운이 자기를 쿡쿡 찌르는 것을 느꼈는지 구석에 저렇게 찌그러져있다.... 화가 부글부글 끓는데 저 극도의 귀여움에 욕이 입에서 나올락 말락 사그라드는 걸 보니, 나도 앞으로 누가 나에게 화를 내려고 할 때 극도의 귀여움을 발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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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유리와 흙과 아직 죽지 못하고 숨이 쌩쌩하게 붙어있는 초록 생명을 다 치워버리고 잠들었다. 속으로만 씩씩대면서 말이다.
다음 날 거실로 나오는데.. 뭔가 휑~하니 집이 굉장히 삭막해 보인다. 아기 고양이의 몸빵을 듬직하게 이겨내는 견고함과 고양이에게 관심을 1도 받지 못하는 평범함과 단순함으로 무장한 그 무언가로 빈 자리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무엇이 그 자리를 채울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고민을 해보다가 결국 빈자리로 남게 되겠지. 나란 인간은, 반드시 그렇게, 100%에 수렴하는 확률로, 극도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로, 마침내, 전락할 것이라 확신한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살구를 가만히 쳐다보며 '어제 왜 그랬어?? 잘못했지?'라고 얘기해봤는데, '뭐. 쩝.. 내 화분 아니잖아 니 거잖아' 하는 눈빛으로 홱 쏘아보더니 그루밍에 열중한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스벅에 아아를 사러 출동해야겠다는 욕구가 들었다. 그래 바람이나 쐬고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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