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밀러 뉴에어론 사용기
위의 제닉스 Arena Type-4 구입기를 포스팅한 게 2018년 2월이니, 벌써 5년을 훌쩍 넘겼다.
사실 의자의 수명으로 5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만, 나의 자랑스러운 제닉스는 볼품없이 뜯기고 찢겨 장렬히 전사했다.
사진을 올리고 싶었으나, 온라인 형제들에게까지도 부끄러움이 발동할 것만 같은 최악의 컨디션이기 때문에 패스한다.
제닉스의 장렬한 전사 후 다음 타자로 도착한 친구는 허먼밀러 뉴에어론 모델.
가격이 많이 올라 고민하고 있던 차에 후배 회사 프로모션 소식을 듣고 잽싸게 구입 후 3달을 기다렸다.
결제를 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나 크고 우람한 깜짝 선물로 도착..
박스를 까다 허리가 나갔다... 그 주말에 라운딩 약속이 있었는데, 덕분에 할배스윙으로 땅만 신나게 파다 왔다.
허리건강을 위해 큰맘 먹고 구입한 허먼밀러가 나에게 준 첫 선물은 요추염좌.
한 2주 써보니 처음 샀을 때의 그 쫀쫀하고 짱짱하고 튼튼한 감성은 아스라이 사라졌지만
앉을 때마다 내 몸을 바른 자세로 꽉 잡아주는 느낌에서 오는 만족감은 여전하다.
제닉스를 쓸 때는 시간이 흐를수록 요상한 느낌으로 자세가 무너지며 삭신이 쑤시곤 했는데,
1시간 2시간을 앉아있어도 그 피로감이 확실히 덜하다.
덴마크 사람들은 첫 월급으로 좋은 의자를 산다고 하던데...
내 몸에 항상 착 붙어있는 중요한 가구에 투자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엉덩이와 등을 지지해 주는 메쉬판은 다른 메쉬 의자들과는 달리 통통거리면서 엄청나게 쫀득한 느낌인데,
오래 써도 잘 늘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보다 살구가 스크래쳐로 인식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호환 아틀라스 목받침은 솔직히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샀으면 후회할 뻔했다.
바른 자세로 등을 대고 앉으면 그 자세를 목까지 쭉 이어주는 고마운 친구다.
고민하는 형제들이 있다면 그러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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