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Gen5 디텍트 컴플리트 지름(고양이 사용기)

다이슨 V8 Absolute 아마존 직구

8년 전, 다이슨 V8을 직구해서 쓰다가 3년 전 유선 밀레 유선청소기로 갈아탔다.

다이슨에 딱히 불만은 없었지만, 오래 쓰다 보니 질리게도 했고 괜히 흡입력이 좋다는 유선 청소기가 궁금해서였다.

 

헤드를 창틀에 갖다대기만 하면 창틀 구석 깊숙이 있는 먼지들도 쭈욱 딸려 나오는 강력한 흡입력이 유선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코드를 꼽고 청소를 할 마음을 가질 때까지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된다. 자연스럽게 청소 주기가 길어지고 로봇청소기에 기대는 일이 많아지는데, 그러다 보니 구석구석 꼼꼼한 청소가 어렵게 된다.

 

그래서 10만 원대의 스팟 청소하기 좋은 무선청소기를 알아보기 시작한 게 2주 전 일이다.

그리고 그 시선이 먼지통 스테이션이 딸린 삼성 LG, 그리고 샤크까지 옮겨간 게 또 1주 전 일이다.

그래서 회사 앞 백화점에서 점심시간에 이 청소기 저 청소기를 굴려보기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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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분을 생략하자. 내 인생에 저려미 버전 그딴 건 없다. 조금 무거워도 흡입력 빵빵하고 청소하는 즐거움을 주는 

근본 중의 근본. 다이슨을 또 업어오게 됐다.

 

 

 

 

모델은 Gen5. V12와 비교해서 엄청나게 무거운 모델이지만, 그만큼 흡입력이 빵빵하다.

V12정도의 흡입력도 집 청소하기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사람 마음은 또 그렇지 않다.

청소 끝에 손목이 시큰해져도 '아 나는 그만큼 빵빵한 청소기를 굴리는 남자니까! 핫핫!!' 하게 된다는 말이다.

 

 

개봉을 하는데, 박스 안에 박스, 또 그 박스 안에 박스, 그 옆엔 또 다른 박스. 첩첩산중이다.

박스 개봉 끝에 웅장하게 등장할 어두컴컴하고 안락하고 소중한 공간을 기다리고 있는 살구도

'아 시바 이거 뭐야 왜 이래'라고 한 것 같다. 분명히 그렇게 들었다.

 

 

쓰레기 청소를 위한 도구를 개봉했는데 어마어마한 재활용쓰레기들이 생산됐다.

역대급의 빵빵한 포장. 다이슨의 빵빵한 흡입력.. 그것과 일치한다.

 

 

옷방 구석에 위치한 이 친구는 이제 간단간단한 청소를 슥슥 도와줄 소중한 나의 동료가 될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불을 끄고 헤드의 레이저를 통해 징그럽게 펼쳐지는 먼지와 살구털을 맞이하는 순간,,,,

 

분명 어제 청소한 방인데... 어제 그 괴물 같은 흡입력의 든든한 밀레 C3로 구석구석 밀었는데......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털이라고 하는데...

이 고양이 사용기가 그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나는 어느새 집의 모든 불을 끄고 팩맨으로 빙의했다.

청소란 미지의 세계를 짜릿하게 정복해 나가는 신나는 일이구나. 하면서 말이다.

 

 

 

평소 같았으면 한 번씩 쓱 밀고 청소를 빨리 끝냈을 텐데,

어느새 다이슨 Gen5를 들고 어둠 속을 탐험하는 재미에 청소 자체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비싼 스팟청소용 청소기를 들였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유선청소기가 창고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세균/바이러스 같은 마이크로세계를 인지하지 못했더라면.. 내 삶은 더욱 윤택했을 것이다.

오늘 마주한 이 레이저 앞의 괴상한 형체들을 몰랐던 어제의 나는 오늘보다 행복했겠지.

고마워 다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