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키 버사B. 아재의 아재가방 충동구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여느 때와 같이 퇴근하고 유튜브를 켜고 노닥거리다가 친애하는 유튜버 JM 채널을 보고 있었는데,

4년 전에 올린, 무려 '인류 최고의 백팩'이라는 워딩으로 소개한 백팩 영상이 알고리즘에 얻어걸렸다.

 

여러 영상으로 보아 백팩러버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런 그가 이렇게 굳~~이 백팩을 찬양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보고 흥미롭게 지켜봤다. 뒷광고도 아닌, 내돈내산 찐 인증 영상...

물론, 이런 아재냄새 물씬 나는 칙칙한 가방 디자인에 끌렸을 리는 없다.

그냥 그러려니 했을 뿐....

 

그런데 문득, 11월 파리 여행에 어쩌면 백팩이 필요할지도 몰라! 라는 지름회로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에버키 홈페이지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접속을 했다.

 

뭐죠? 40% 할인이라고요? 게다가 7만 원 상당의 노트북 슬리브도 준다고요??

 

 

 

정신을 차려보니 거대한 박스가 집에 도착해 있다. 하....

 

Style That Works라는 어마무시한 사기멘트를 자랑스럽게 두른 친구가 등장했다.

사은품 노트북 슬리브와 함께...

(노트북은 없는데 노트북 슬리브를 받았으니, 이제 노트북을 사면 된다)

 

 

이변은 없었다. 거북이 등딱지 아이템 같은 넓적하고 시커멓고 우람한 친구...

파리 북역 남예멘 출신 소매치기 4남매도 단번에 포기할 것만 같은 든든함...

갈색 뿔테에 10년 된 쥐샥 프로그맨을 차고 컨버스 티셔츠와 르까프 단화를 신은 만학도가 도서관에 갈 때 함께할 것만 같은 클래식함...

 

 

상세하게 리뷰하려고 기능에 몹시 충실하고 속은 주황주황한 이 친구를 천천히 둘러봤는데,

이 휘황찬란하고 기가 막힌 테크놀로지의 아우라는 내가 리뷰할 영역이 아니다.

그냥 쥰나게 뭐가 많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정말) 몇 없는 형제들을 위해 한 컷 찍었다.

길거리에서 혹시 EVERKI를 본다면, 다시는 무시하지 마라.

옆 시야에 얻어걸려 지나치게 되면 다시 똑바로 보라.

그리고 기뻐하라. 내 직접 EVERKI를 보았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