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기술 - 유시민,정훈이
글 유시민 / 만화 정훈이
생각의길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완독하고 서점 홈페이지를 뒤적이다가 반가운 마음에 구입했다. 이 책은 유시민씨와 좁은 공간에 마주보고 앉아 담담한 이야기(글쓰기 tip에 약간은 치중한)를 듣는 느낌의 책이다. 굳이 '표현의 기술'이라고 제목을 뽑았지만, 사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2' 라 이름 붙여도 무방할 것 같다. 글로 세상을 움직이는 요즘 글쓰기 만큼 강력한 표현의 기술은 없다는 내용이니까.
이 책은 '글을 쓰는 이유' 를 알아보며 시작한다.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에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나오는데, 그 이유를 유시민씨의 취향에 맞게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다고 한다.
1.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
2.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정'
3. 역사에 무엇인가 남기려는 충동
4. 정치적인 목적
나 자신도 글을 왜 쓰는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니, 페이스북과 같은 공간의 글쓰기는 1번에 가까운 것 같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것은 2번과 3번이 90%, 1번이 10% 정도 차지하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언급 한 후에는 악플에 대처하는 법, 베스트셀러란?, 비평에 대하여, 표절과 발췌 등 흥미로운 토막들이 이어진다. 기상해서 불현듯 이 책을 손에 쥔 덕분에 마치 1대1 강연을 듣는 듯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로운 주말 아침을 보낼 수 있었다. 유시민의 글은 쉬우면서도 주장에 대한 근거가 바로 따라오고, 적절한 레퍼런스를 곁들이기 때문에 읽기 참 좋다.
친구가 완독할 수 있으면 해보라며 빌려준 한병철의 [피로사회]라는 책이 생각난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고 얇은 그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듯한 피로감을 줬다. ('피로사회'가 아니라 '피로책' 정도로 바꾸면 딱일 것 같았다.) 물론 습자지 지식으로 가득찬 내 두뇌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그 이유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유시민씨의 책은 나같은 평범한 사람도 정줄놓고 술술 읽어내려가기 좋은 문장들로 가득 차있다. 굳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과 같은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 아닐지라도,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아, 글은 이렇게 써야겠다'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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