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쫄면 맛집 자성당(feat. 마약계란김밥)
1주일 동안 홍대 근처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가장 좋았던 점은 주변에 맛집이 가득 하단 것이었다. 먹고 싶은 종목을 검색어에 슬쩍 밀어 넣기만 해도 리뷰가 수두룩하게 달린 가게들이 넘쳐나는 이곳은 그야말로 엥겔지수 폭발의 성지….
어제도 맛있는 마제소바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회사 앞에 따릉이를 잡아타고 궁뎅이를 실룩거리며 페달을 밟았는데, 하필 마제소바집 하계휴가 기간… ㅠㅠㅠ 울며 겨자먹기로 바로 옆에 있던 쫄면 맛집 자성당을 찾았다.

사실 자성당에 큰 기대는 없었다. 쫄면이 맛있어봤자 쫄면이지.. 라는 생각도 있었고, 가게도 굉장히 협소했고, 심지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에어컨이 고장 나 더운 바람이 가득한 매장 안에서 셔츠를 팔랑팔랑대며 식사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쫄면(비빔쫄면, 냉쫄면, 온쫄면 등등이 있는데 일반 비빔쫄면으로 주문)을 받고 한 젓가락 뜨는데…. +_+ 띠용?? 완전 내 스타일 쫄면이었다. 후추 맛 비스무리한 향이 듬뿍한 양념장에, 구질구질한 콩나물도 없는 탱글탱글 쫄깃쫄깃한 깔끔한 쫄면…

그리고 그 쫄면에 대한 만족감을 증폭시켜준 마약계란김밥…. 가득한 계란 사이로 적당히 양념된듯한 텐카츠가 몰래 숨어서 고소한 맛을 팍팍 터트려주는데… 이게 진짜 꾸울맛…
우리 회사 근처에도 자성당이 생겼으면 좋겠다. 흑흑.
+리뷰를 보면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는 평이 보이는데, 내가봤을 땐 불친절이 아니라 무친절(같은 말인가…쩝..)에 가까웠다. 반기지도 않고 내쫓지도 않는 극도의 평형상태라고나 할까? 문신 가득한 마초 스타일 사장님이 젊은 남직원 둘에게 카리스마와 친절함을 7:3으로 적절히 버무린 말투로 지시를 하는데, 남직원들은 고객을 받을 때와 동일한 그 이너피스 모드로 최소한의 응답만 하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연비주행을 위해 내리막에서 엑셀과 브레이크 그 어느 곳에도 발을 옮기고 싶지 않아 하는 탄력주행러들의 마음이 이런 걸까. 어찌 보면 감정의 발산을 최소화하는 그들의 모습이 몇몇 고객들에겐 불친절로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이 음식만 호로록하고 자리를 뜨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더 깔끔한 응대가 아닐까 싶다.
2호선 합정역과 홍대입구역 사이 그 어딘가...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대, 합정 마제소바 맛집 멘야하나비 (0) | 2021.10.05 |
---|---|
홍대 텐동집 고쿠텐. 언론을 탔다는 평범한 텐동 (0) | 2021.09.09 |
홍대 쿄라멘 진한 돈코츠 육수가 일품 (0) | 2021.09.08 |
홍대 멘야준 깔끔한 시오라멘 (0) | 2021.09.07 |
홍대 566라멘. 남자의 라멘 (0) | 2021.09.06 |
홍대 에도마에 텐동 하마다 (1) | 2021.08.04 |
스타벅스 민트 초콜릿 칩 블렌디드 출시 (4) | 2021.05.03 |
이마트 치즈 반값 할인 Flex (feat 와인) (0) | 2020.11.07 |
한살림 자장라면 후기 (1) | 2020.01.12 |
도쿄 신주쿠 교자 맛집 교자노후쿠호우(餃子の福包) (1) | 2019.06.16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홍대 멘야준 깔끔한 시오라멘
홍대 멘야준 깔끔한 시오라멘
2021.09.07 -
홍대 566라멘. 남자의 라멘
홍대 566라멘. 남자의 라멘
2021.09.06 -
홍대 에도마에 텐동 하마다
홍대 에도마에 텐동 하마다
2021.08.04 -
스타벅스 민트 초콜릿 칩 블렌디드 출시
스타벅스 민트 초콜릿 칩 블렌디드 출시
2021.05.03스타벅스에서 민초파들에게 빅 선물을 날렸다. 민트 초콜릿 칩 블렌디드 출시!!! 뜨든!!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끊겠노라고 열심히 아아를 마셔대고 있었는데, 이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점심시간에 덥석 물어왔다. 짠! 제품사진의 청량한 느낌은 온데간데없지만, 뭐 기대하지도 않았다.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크림은 빼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까먹은 김에 열심히 퍼먹어야지.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XX블렌디드 친구들은 보통 맹맹하고 이도 저도 아닌 맛인데(특히 딸기……), 이 친구는 확실히 진한 민초의 그 맛이 딱 맞다. 오늘도 자극적인 치약 맛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민초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댓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