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청담 광화문 디타워점 우마카세 후기

아슬아슬한 칼퇴 후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온 이곳은 고청담 광화문 디타워점.

오늘의 칼퇴만큼이나 아슬아슬한 구조의 건축물. 기둥 도대체 어디 있죠?

 

 

세종문화회관이 보이는 룸 입성. 혹시 이 밑에도 기둥이 없는 걸까.

 

 

한우 우마카세의 시작은 발가벗겨진 방울토마토와 리코타치즈.

 

오늘 함께할 와인은 회사 소비조합에서 행사하고 있어 납치해 온 텍스트북 2020 빈티지

헤롱헤롱하는 와중에도 악착같이 기록한 Vivino를 보니 Oak, Plum, Blackberry와 함께 4.5가 박혀있다.

 

 

바로 이어서 등장한 육회.

그리고 비싸고 비릿한 알갱이.

 

 

 

이렇게 감태로 육회를 잘 싸서 위에 캐비어를 올려먹으면 된다.

육회를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호불호가 없을 것 같은 양념을 듬뿍 머금고 있어

맛있게 잘 먹었다.

 

이어서 등장한 우마카세 고기 메뉴. 때깔 참 곱다. 서빙 플레이트도 아주 곱다.

 

고기와 곁들여 먹는 타다키와 명란. 

 

 

말해 뭐 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매쉬드시금치(??)와 포테이토도 고기와 썩 잘 어울려 이틀 굶은 사람처럼 다 퍼먹었다.

우아하게 적당히 남길걸...

 

같이 간 지인이 서버에게 우니 한 판을 달라고 했는데, 아직 메뉴에 없었는지, 우니가 다 나간 건지..

머뭇거리며 주방에 말해보겠다고 했다.

주방에 시가로 때려 대충 10만 원어치 달라고 했더니 요렇게 작은 판때기가 2개가 나왔다.

나의 사랑 우니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지만, 베스트 퀄리티는 아니었던 걸로..

 

헛헛한 마음은 새우와 살치를 구우며 달랜다.

아, 저 구석에 올리브 구이 아주 칭찬해.

 

소고기에 아르헨티나 말벡의 감성을 끼얹고 싶어 데려온 El Enecigo.

맛은 물론 기억 안! 남! ^^

 

 

추가로 주문한 육회. 아주 육회한 시간을 만들어줬구요,

 

이어서 들어온 샤또브리앙도 아주 나이스 샤또였다고 합니다.

 

한우 파티에 화이트가 무엇이냐! 는 말에 응답하자면,

이 피터 메르테스는 적당한 가격에 적당히 스물스물한 당도와 적당히 찌르는 산도로

적당한 분위기 환기에 도움을 주었다고 답하겠습니다.

 

레몬슬라이스가 폭탄처럼 들어가 있는 하이볼. 입가심으로 꿀맛이구요..

 

옆사람이 시킨 된장국과 미역국도 정갈하니 맛있어 보였는데

아쉽게도 뺏어먹진 못했... 나의 아련한 느낌을 살려 핀도 적당히 나갔네.

 

 

적당히 자극적인 물냉면.

육쌈냉면을 100으로 보고 을밀대를 10으로 본다면 한 75 정도에 자리한 그런 냉면.

 

 

후식으로 나온 약과와 수정과였는지 매실주스였는지 까먹은 갈색 음료.

이때쯤 미각을 알콜이 모두 앗아간 상태여서 기억은 안 나지만, 

설탕물과 정제탄수화물이 맛이 없겠냐 이마리란 말이야.

 

 

회사 사람들과 매월 돈을 차곡차곡 쌓아 떠나는 미식여행이라 결국 내 돈으로 먹는 셈이지만, 

소비 감각을 적잖이 흐트러뜨리는 자동이체의 마법으로 왠지 공짜로 대접받는 느낌이다.

나는 엥겔지수를 폭발시키는 이 모임을 엥겔스라 명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