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위한 견문(犬門)을 설치했다
글 작성자: 니가사
반응형

무언가를 내려놓은 것만 같은 표정... 어색한 구도 때문인지 칙칙한 장마철의 기운이 물씬 풍겨서인지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든다면 당신의 이상 감지 센서는 아직 튼튼하게 작동하고 있다.
그렇다. '고양이를 위한 견문(犬門)'을 설치하게 됐다. 베란다 문에 조그만 개 구멍(고양이 구멍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걸 보니 아차 싶다)을 만들어 애완동물이 베란다로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는 제품이다. 찍찍이로 간단히 붙이는 제품이다 보니 한 1년 지나면 찍찍이가 자꾸 흘러내린다는 상품평이 많은데, 일단 써보고 더 튼튼한 놈으로 다시 달던가 해야겠다.
이 제품을 제작한 회사가 공간의 제약을 해소해 견문(見聞)을 넓힌다는 이중적 의미를 노렸다면, 수십억 고양이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전해주고 싶다. 다음 시즌엔 묘책(猫策) 정도를 출시해 상처받은 고양이들의 쓰린 맘을 어루만져주길 바란다.

이제 살구는 더운 날도 추운 날도 꼭꼭 닫힌 문 옆 개구멍을 통해 베란다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캣타워와 화장실도 베란다로 옮겨줬다.

짜식
반응형
이 글은
본 저작자 표시, 동일 조건 변경 허락 규칙 하에 배포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Creative Commons 라이선스를 확인하세요.
Creative Commons
본 저작자 표시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집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슨 생각 하니 (0) | 2020.10.12 |
---|---|
8월의 살구 (0) | 2020.08.30 |
살구(1) 성을 잃다 (0) | 2020.06.19 |
고양이의 삶 (2) | 2020.05.17 |
발 치워 (0) | 2020.05.11 |
이 구역의 파괴자는 나야 나 (1) | 2020.05.05 |
일어나 밥 먹자 (0) | 2020.05.03 |
가끔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0) | 2020.04.27 |
으이구 이 쫄보2 (0) | 2020.04.16 |
쥐성애자 (0) | 2020.04.13 |
댓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