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볼드 9000 10개월 사용하면서 느낀점
지금 쓰고 있는 블랙베리 볼드 9000을 쓴지도 벌써 10개월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게 특별히 어디 깨졌거나 분실했다 찾았거나 고장이 났거나 한 일 없이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래 쓴 폰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항상 화장실 갔다가 빠뜨리고, 도난 당하고, 어디다 놓고 오고, 깨지고, 떨어뜨리고 했던 저의 ex 핸드폰들에게 미안함을 전합니다 -_-;; 어쨌든, 한국에 블랙베리가 출시된 이후 볼드 9000의 화이트 색상 버전도 출시되었고, 후속작인 볼드 9700도 출시 되었으며, 다음 라인도 곧 출시될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내 출시된 블랙베리 볼드를 그나마 일찍 사용한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간단한 사용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이 사용기는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블랙베리 구입을 결정하기 전에 망설이는 다음 3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전개하려고 합니다.
- 어플리케이션이 부족하다.
- 쿼티 자판을 달고 있다.
- 비싸다.
아마 고개를 끄덕이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 됩니다. '야 블랙베리 어플 정말 부족해~', '아.. 쿼티 자판이 땡기는데?', '야 BIS 서버 필요도 없는데 맨날 돈 내고 어떻게 쓰냐?' 외에 더 추가를 하자면 아마 '오바마 대통령도 쓰는 폰이래~', '미국에선 잘나간대매? 근데 요즘 주춤거리고 있대매?' 이정도의 이슈가 있지 않을까 생각 됩니다. 각설하고, 바로 주제 설명으로 넘어가겠습니다.
1. 어플리케이션이 부족하다.
<구입 당시 제이대디님의 소개로 왔다고 해서 받은 액정 보호 필름.. 지금은 저렇게 붕 떠있습니다 -_-;;>
우선, 사실은 YES 입니다. 블랙베리의 어플리케이션은 요새 쓰나미처럼 쏟아지고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나 애플의 아이폰과 비교하자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본 어플리케이션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어플리케이션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셔도 됩니다. GPS도 아이폰 처럼 빠르게 잡지 못하고 버벅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고로, 지하철에서 틈틈히 게임을 하거나 각종 신기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지우고 하면서 즐기는 용도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실 예정이라면 블랙베리는 과감하게 패스하시길 권합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저에게는 큰 단점이 되진 않았습니다. 저처럼 기계나 새로운 어플을 사도 금방 질려서 결국에 전화/문자 기능만 사용하시는 분에게는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의 존재는 절대 장점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블랙베리의 어플리케이션은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이지, 오피스 어플리케이션, 각종 SNS 어플리케이션, rss 리더, 지도 등의 기능은 충실합니다. 블랙베리 볼드 9000은 저를 수 백개의 어플리케이션 바다에서 헤엄치게 만들어 주진 못했지만, 결국 제 폰에 남아서 계속 사용할, 꼭 필요한 기능에만 애정을 듬뿍 부여게 만들어 주었고, 10 개월 동안 저의 Best friend 처럼 제 옆에 항상 붙어다녔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팟 터치 2세대가 한국에 출시되는 날 구매를 했었는데, 조금 쓰다가 결국 mp3 본연의 기능만을 하는 조그만 mp3로 다시 돌아온 저를 이해 하시는 분이시라면 무슨 말인지 아실거라고 믿습니다 :)
참고로 전화/문자 기능 이외에 제가 블랙베리를 이용해서 항상 쓰고있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트위터(UberTwitter), 지도(Googlemap), 일정(기본캘린더+구글캘린더 싱크), RSS리더(구글리더), 간단한 검색(블랙베리 브라우저 or 오페라), 포스퀘어, 날씨(Berry Weather), 페이스북(기본어플), 이메일(BIS푸쉬), 오피스(Document To Go)]
2. 쿼티 자판을 달고 있다.
<세월의 흔적에 회색으로 변해버린 트랙볼 ㅠㅠ 이래뵈도 왕년에는 흰둥이였답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블랙베리 볼드 9000은 컴퓨터와 배열이 같은 qwerty 자판(왼쪽 q 부터 차례로 qwerty가 되어서 쿼티 자판이라고 부릅니다)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블랙잭이나 미라지 같은 폰들이 블랙베리의 성공에 힘입어 쿼티 자판을 달고 출시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블랙베리의 그 키감은 현재 그 어떤 스마트폰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풀터치 폰을 싫어하는 이유가 핸드폰을 조작한다는 느낌도 잘 살지 않고, 문자 보낼 때도 짜증이 솟구쳐서인데, 그러고 보면 제가 블랙베리를 선택한 이유는 아마 자판이 제일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솔직히 저에게 블랙베리 볼드 9000의 카메라도 200만 화소이고, 어플리케이션도 부족한데 당신은 지금 왜 볼드 9000에 만족을 하고 있느냐! 라고 물어보신다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제가 항상 사용하는 꼭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이 존재하고, 그 어플리케이션을 볼드 9000의 쿼티 자판이 든든하게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저는 물론 컴퓨터 사용하는 것 만큼 빠르진 않지만, 자판을 쳐다보지도 않고 타이핑 해서 장문의 이메일을 구구절절 써내려가기도 하고, 틈만 나면 트윗을 날리기도 하고 있습니다.
3. 비싸다.
two dracmas by Darwin Bell |
하나에 100만원을 넘는 모델도 많은 세상에서 블랙베리 기계가 비싸다고 툴툴대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블랙베리 RIM사의 서버를 이용하면서 매달 지불해야만 하는 BIS 요금, 열악한 SKT의 데이터 요금제들을 말합니다. 블랙베리는 3g 이외에 BIS라고 하는 블랙베리 자체 서버를 통합니다. 이게 한 달에 12,000원씩 꾸준히 나갑니다. 게다가 기업 이용자들은 BES라고 해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씁니다. 또한 SKT의 데이터 요금제도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현재 한 달에 100MB 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이게 한 달에 10,000원 입니다. LGT의 오즈 무한자유 요금제가 한 달 1GB에 6,000원인 것과 비교를 하면 SKT의 데이터 요금제는 너무나도 비쌉니다. 결국 블랙베리 이용자는 한 달에 100MB 의 데이터를 이용하면서 폰 요금 이외에도 22,000원이 꾸준히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요새 SKT도 데이터 요금제의 개선을 위해노력하는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쉽습니다)
마치며
이 사용기는 블랙베리 볼드 9000을 거의 1년 가까이 쓰면서 느꼈던 점을 제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절대 제가 느낀 것이 앞으로의 구매자도 똑같이 느끼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니, 이 글을 읽으시고 나서 '음 실제 유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정도로 이해 하시면서 구매에 참고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계를 아기 다루듯 섬세하게 사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리 구르고 저기 굴렀어도 아직 쌩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제 블랙베리 사진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칩니다.
<사진은 후지 f80exr이 수고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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