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종각 라멘 맛집 츠키라멘
꽤 많은 라멘집을 리뷰하며 '맛집'이란 표현을 섣불리 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 츠키라멘에서 라멘을 흡입하며 '아 이곳은 맛집으로 소개해도 충분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화문에서 종각방향으로 200 발자국 걸어가면 나오는 르미에르 오피스텔 지하 1층에 위치한 츠키라멘.
던전 같은 르미에르 지하에서 상당히 찾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두 바퀴는 족히 돌아다닌 것 같다... 먹기도 전에 속이 부글부글.....
Solution : 에스컬레이터 내려가자마자 좌회전->우회전하면 구석에 콕 박혀있다.
가게는 '라멘 맛집' 딱지를 붙이기 굉장히 애매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오직 맛으로 승부한다! 라는 집념일까 아님 그냥 귀차니즘일까...

비좁은 테이블에 다시마 식초, 두반장, 후추, 마늘, 생강이 오밀조밀 배치되어 있다.

라멘을 맛있게 먹는 방법. 라멘에 너무나도 진심이라 본인만의 라멘 흡입 루틴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처음 방문한 일반적인 형제라면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에케 라멘과 미니 차슈덮밥을 시켰다.

손바닥을 펼친 사이즈의 큼지막한 차슈와 김. 그리고...잉?? 시금치??

면은 내가 좋아하는 굵은 면. 꼬들꼬들하게 주문할 수 있다.

벽에 붙어있던 대로 두반장을 올려 시금치와 김과 함께 먹었을 때,
나는 이미 느끼고야 말았다.
김 뒷면에 묻어있는 깊고 농후한 텍스쳐의 묵직한 국물 맛을..
아...아.. 아나스타샤....
'짠맛'을 '진한맛'이라 주장하는, 일본 라멘의 탈을 쓴 돼지 소금국수가 판치는 이 세상에서,
나는 한줄기 빛을 보았다.
부탄츄의 그 쿰쿰하고 진한 육수의 그 느낌을 아주 오랜만에 느낀 것이다.

다시마 식초와 마늘을 적당량 넣으면 또 국물맛이 아주 기가멕히게 변하는데,
다음에 오면 처음부터 이렇게 해서 먹어도 되겠지 싶다.
굵고 꼬들한 면, 농후한 육수와 클래스 있는 차슈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이곳은
아..아.아.. 아모르파티...

굳이 이곳을 흠집 내려고 노력한다면, 김밥천국 같은 분위기의 매장과 더불어 차슈덮밥의 '밥'을 들 수 있겠다.
차슈덮밥 자체는 고기도 많고 간장베이스도 아주 맛있고, 양도 적당해서 전체적으로 훌륭한데,
밥이 자취생 원룸 전기밥통 안에서 3일째 말라가고 있는 밥 느낌이다.
밥만 찰지고 윤기가 좌르르 흘렀다면, 나는 오늘 이곳에서 빈 라멘그릇을 머리에 쓰고 상의를 탈의한 채 셔플댄스를 췄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내 입맛에 아주 훌륭한 라멘집을 정말 오랜만에 찾았다.
친구들과 광화문이나 종각에 올 일이 있으면 아주 적극적인 자세로 이 라멘집에 가자고 그들의 등을 떠밀 자신이 있다.
광화문역과 종각역 사이, 르메이르 오피스텔 지하 1층 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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