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일어나겠거니 했는데.... 나이가 들었는지 일출시간 직전에 눈이 번쩍하고 떠졌다. 얼른 베란다로 달려가서 추위에 발발 떨며 저기 멀리 얼굴을 내밀락 말락 하는 2021년 새해를 기다리다... 뿅! 하고 하필 안 좋은 위치에 놓여있는 구름 떼들 사이에서 해가 촤라락 빛을 뿌리는 것을 감상하고, 몇 가지 소원을 휘리릭 빈 후에... 다시 침대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쓰다가 안방 창 풍경이 오 고것 참 경이롭구나... 눈길을 주고 스르륵 잠이 들던 차에 엥? 저기요 선생님 거기 제 배 위인데요 꾹꾹꾹.. 잠이 홀랑 다 깨버렸다. 그래 놓고 지는 바로 머리맡에 꾸깃꾸깃 몸을 구기고는 잠을 청하는데... 아니 도대체 이런 양아치 같은 놈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헿
아이폰12미니 국내 사전예약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아 '어쩌지?? 쿠팡 자급제폰 할인은 삼성카드만 된다던데???' '나 삼성카드 없는데 오또케오또케~~' '지금 신청해도 카드 수령까지 2~3일 걸린다는데 망했네 ㅠㅠ' 위의 케이스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디지털 문명과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하지만 블로그를 찾아볼 여유는 있는 형제에게 단비와도 같은 은혜를 내리도록 하겠다. 카드 심사 후 실물 카드가 배송되기 전에 앱카드를 통해 온라인 결제를 하는 것이다. 먼저, 삼성카드 앱을 깔고 카드부터 발급하고 앱카드 등록까지 하시라. 이 단계는 옆집 초등학생 철이도 뚝딱 할 수 있는 난이도다.(물론 철이가 당신보다 디지털 문명의 혜택을 더 받고 있다는 점은 함정) 그리고 쿠팡에서 물건을 선택 후(아이폰12미..
나는 겉보기엔 보통 체격 같은데 34 사이즈 바지를 종종 입어보는 부끄러운 체형을 가졌다. 성인이 되고 난 후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먹어 치우는 바람에 몸이 화들짝 놀라서 배만 볼록하게 찌웠나 보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다 식습관을 조절해보기로 했다. 섭취하는 음식을 계속 체크하면서 야무지게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서 야지오(Yazio) 어플도 깔았다. 꾸준한 운동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이어트는 어차피 식단조절이 90%니까' 라는 자기위안과 함께 광복절인 오늘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아침. 훌륭하다. 다이어터들이 종종 올리던 그 사진 그 모습이다. 아주 만족스럽다. 점심. 간단히 씨리얼만 먹으려고 한 것은 일단 성공했다. 냉면그릇같은 큰 그릇에 한가득 부어 먹은 것만 빼면 말이다. 간식...
사무실에 나뒹구는 계란에 내 모습을 그렸다. 최대한 우울하고 쓸쓸하게 그려서 나의 슬픈 상황을 보여주는 자화란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귀찮아서 수수하고 듬성듬성하게 그린 머리칼이 쓸쓸함을 증폭시켰다. 아주 맘에 들었다. 그래서 지워지지 말라고 싸인펜으로 한 번 더 그렸다. 미니화분 속을 다 치우고 자화란의 자리도 만들어줬다. 집에 와서도 계란을 삶았다. 닭띠 여자한테 차였냐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소금과 식초를 넣고 7분 동안 팔팔 끓였다. 회사에서 머리를 비우고 담백하게 그린 그 느낌이 나지 않아 눈을 쥐어뜯었다.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내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내 몸을 움직여야 하는 시대가 가고 있다. 귀차니즘 극복(혹은 증폭)을 가능케 해주는 내 삶의 필수가전 4종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담아 증명사진까지 찰칵 찰칵 박아줬다. 1번. 최최최최애템인 샤오미 로봇청소기 1S. 물걸레가 딸려나오는 모델도 출시되고 있지만, 로봇청소기의 물걸레 기능은 그냥 물을 묻히는 정도라 진공청소 기능에만 충실한 모델을 골랐다. 세탁과 건조가 한꺼번에 되는 세탁기도 있지만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사는 것처럼 말이다.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있어 생각날 때마다 다이슨 청소기로 손수 청소를 병행하고 있지만, 이 친구 단독 사용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청소가 귀찮아 먼지 구덩이를 끌어안고 사는 자취생이 있다면 이 친구를 들여 대..
장대로 강을 힘겹게 뛰어넘던 날들이 이젠 추억으로 남겠구나.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다리를 보면 얼~매나 속이 시원할까 집과의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고른 너굴상점 위치. 뒷마당에서 열 발자국 이내에 마트가... ㅋ ㅑ 맘에 든다. 우리 집에서도 편의점이 이렇게 가까웠음... 사람들이 하도 젤다 젤다 하길래 플레이 해봤는데.... 대작의 느낌이 스물스물 온다. 몬스터 헌터도, 레데리2도 플레이타임 1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나의 게임 역사 속에서 사라졌지만, 젤다 이 친구는 느낌이가 살짝 온다.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화면 안에서 가끔 이런 사실적인 효과가 뙇.... 하고 감동을 준다. 지금 무슨 사당 4개 중 3개를 깬 상태인데, 내일 하나 마저 깨고 본격적으로 젤다의 세계에도 발을 담가봐야겠다.
10개월 전 파리로 떠나는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열심히 파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하며 여행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었는데 출국을 한 달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고 말았다. 프랑스 언론에서는 마스크를 쓴 동양인 여자 사진을 대문짝만 하게 걸어두고 'Yellow Alert'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설명했다. 다민족 국가, 여행 대국 프랑스 거리에 걸어 다니는 동양인들이 얼마나 많을지언데 쓸데없는 걱정을... 이라고 위안을 해보기도 하고, 날이 뾰족 선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자유의 국가를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 여행하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일지 상상도 해 보고.. 요란한 마음을 꼭 붙들어 쥐고 있는데 시간은 가고 사태는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될 대로 되라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