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을 들렀다 동선이 꼬여 종종 들르게 되는 녹사평역.처음 왔을 때 사일로형의 독특한 구조가 신기해 여기저기 관광객의 시선으로 한참 둘러보고 갔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오니, 예전의 그 사이버틱함과 고즈넉함을 동시에 품은 그 모습이 여전하다. 역 위치가 조금 애매한 곳에 있어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 역 규모가 제법 큰 편이고 구조도 굉장히 특이해서 다른 밋밋한 지하철 역하고는 다른 분위기를 내는 곳이다. 이렇게 지상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미사일기지처럼 원통형으로 뚫린 공간을 타고지하까지 계속 내려가는 구조다. 나무위키를 뒤져보니, 11호선 환승과 서울시청 인근 이전 등의 이슈가 있어 크게 지었는데,그 예상들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이렇게 '조용하고 거대한 공간'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예식장으..
한남동 포터리와 이태원 포터를 둘러보다 방문한 이태원 와다라멘오픈 직후여서 그런가, 혼자 전세내고 먹었다.배민 쿠팡이츠 알람이 계속 오는 것을 보니 주변에서 많이들 배달해 먹는 듯 라멘+교자+음료 세트. 이렇게 해서 16,500원 돈코츠라멘은 무난한 맛. 슴슴한 설렁탕맛의 돈코츠라멘을 파는 곳이 많아 종종 실망을 하곤 하는데,부탄츄만큼 쿰쿰하진 않아도, 그래도 먹을만한 돈코츠라멘이라고 느꼈다.라멘을 먹으러 이곳까지 찾아올 일은 없겠지만, 근처에 오게 되면 겸사겸사 들를만한 곳. 간장이 아닌 칠리소스와 함께 등장한 심상찮은 교자.허여멀건하니 힘없이 늘어진 교자를 팍 째려봤더니 그대로 숨이 팍 죽은 것 같다. 역시 예상 적중.고향만두 업그레이드버전이며, 비비고만두 하위호환인, 요리에, 아니 조리에 많은 힘..
가자 가자 말로만 가자 가자. 이렇게 10여 년을 보낸 후 드디어 조우한 이촌동 하나일식.꽤나 괜찮은 명성에 비해 동네 홈플러스익스플레스가 위치할 것만 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의 코스는 디너스시, 오늘의 멤버는 직장동료 대여섯 명. 이름을 까먹었으니 말로 풀어 설명을 해야 한다.1. 감칠맛이 폭발하는 생마늘2. 해파리를 한약맛 식물과 새콤달콤한 소스로 절인 밑반찬캬.. 2개 다 계속 리필해서 먹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소주 각 1병 가능 생소한 무언가가 덜생소한 무언가와 교차되어 계속 나오는데, 하나같이 먹을 만하다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우니.자꾸 몸값이 높아져서 입안 가득 넣고 사치를 부릴 기회가 점점 없어지는 우니.나 우니?. ㅠㅠ 고급진 불량식품 (?) 맛이 나는 매실 내장 머시기와 버무린..
오늘의 술약속도 종로. 교통 좋고 아재술집 많고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회사가 많아술약속의 7~8할은 이제 종로/종각이 차지하고 있다.홍대나 강남 갈 일이 없어지는 나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연막치고는 훌륭한 논리다. 종로3가 국일관빌딩 바로 옆에 위치한 옥상별관.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에 내려 계단을 한층 더 올라가면 이렇게 시야가 탁 트인 루프탑을 마주하게 된다.초벌 한 삼겹살을 가져오다가 카메라를 보더니 찍을 준비되셨냐며 기다려주는 센스 좋은 직원.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렴이 삼겹살 라인보다는 살짝 위의 가격대지만 고기 질이 제법 훌륭하다. 토마토 꿀 치즈 머시기 밑반찬인데 아주 훌륭하다. 추가금을 내고 더 시킬 수 있는 것 같은데.. 굳이..? 컷팅도 다 되어있고 초벌도..
라이카 Q3를 들이고 처음 구매한 가방은 픽디자인 에브리데이 슬링백 3리터였다.분명 라이카 Q3에 꼭 맞는 가방이라는 리뷰를 보고 구입한 가방인데, 여유공간 없이 너무 꽉 끼고, 배터리와 SD카드, 지갑 등 다른 물건을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에도 버거워다시 가방을 알아보게 됐다. 그러다 레이더망에 걸린 모델. 최근까지 세기카메라를 통해 공식 수입이 되었던 모델이고많은 1 Body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던 모델이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세기카메라에서 수입을 중단하게 됐고중고로 구입하거나 직구를 할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직구를 했다. 그렇게 배송대행업체를 통해 미국에서 날아온 박스 새로운 물건에 광기의 관심을 보이는 살구를 안정시킨 후, 박스를 내어주었다. 요리조리 몸을 뒤척이다가 자세를 잡기 ..
라이카 Q의 출시 소식을 처음 접할 때도,라이카 Q의 신제품 Q2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라이카 Q3가 나왔다고 했을 때도,사실 그렇게 심장이 쿵쾅쿵쾅 하진 않았다. DSLR에서 소니 RX1Rmk2로 덩치를 줄인 후 또다시 GR3로 덩치를 줄여아주 컴팩트하고 만족스러운 사진생활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GR3를 처분하고 사진과 잠시 멀어지니 다시금 스물스물 지름신이 찾아오셨다. 무려 라이카 Q3 지름신말이다... 나를 시름시름 앓게 만들었던 Q3병을,결국 지름과 함께 해치워버렸다. 나란 사람 참.. 무모한 사람.... 꿈속에서만 찾아왔던 주미룩스 렌즈가 내 앞에 있다.리뷰를 위해 한껏 주눅 들어 초라해진 아이폰을 들고 찰칵찰칵 했는데, 그 앞에 주미룩스가 있단 말이다. 조그마한 ..
다이슨 V8 Absolute 아마존 직구 새벽시간이라 센치해졌고, 그 말랑말랑한 기분은 나를 기어이 Order 버튼으로 이끌고야 말았다. 오늘 친구와 신세계 본점 명품관에 가득한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들은 가격비교 따위 하지 않 nigasa.tistory.com 8년 전, 다이슨 V8을 직구해서 쓰다가 3년 전 유선 밀레 유선청소기로 갈아탔다. 다이슨에 딱히 불만은 없었지만, 오래 쓰다 보니 질리게도 했고 괜히 흡입력이 좋다는 유선 청소기가 궁금해서였다. 헤드를 창틀에 갖다대기만 하면 창틀 구석 깊숙이 있는 먼지들도 쭈욱 딸려 나오는 강력한 흡입력이 유선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코드를 꼽고 청소를 할 마음을 가질 때까지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된다. 자연스럽게 청소 주기가 길어지고 로봇청..
2023년의 마지막 영업일 다음 날. 과음을 하고 압력밥솥 안에서 푹 곤 백숙마냥 침대에 담겨 익고 있었는데, 창 밖으로 펄펄 내리는 눈이 시선에 들어와 잠이 확 깼다. 숙취에 골골대며 창문을 열어젖혔는데 젊은 영혼들이 신나서 눈사람을 굴리고 있다. 포근하고 부끄럽고 평화로운 휴일 낮. 올해는 운 좋게도 크리스마스 연휴와 신년 연휴에 펄펄 내리는 눈을 볼 수 있었다. 그 누구에게는 하늘에서 내리는 똥가루이고 지긋지긋한 대상이겠지만, 희미한 하늘에서 조용히 떨어지는 눈을 평화로운 마음으로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입장이어서 하늘에 감사하다. 따로 은밀하게 적는 일기장이 있는데, 2023년의 일기를 둘러보니 참 화려하다. 갑작스러운 심박수 상승으로 애플워치가 띠링띠링 울린 날도 있었고, 과로로 인한 원인 모를 ..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파리에서 제법 맥도날드 느낌으로 캐주얼하고 맛있게 식사를 한 사진이 남아있어 뒤늦게 공유한다. Brasserie Flottes. - 2 Rue Cambon, 75001 Paris 브라세리라 함은 간단한 주류와 음식을 파는 캐주얼한 식당으로 흔히 아는 프렌치 레스토랑보다는 조금 더 접근성이 좋은 음식점이다. 이곳은 관광지에 위치하고 있고 한국 여행객에게도 '어니언 수프 맛집'이라는 타이틀로 이미 이름을 탄 곳이지만 자리를 선점하려고 아둥바둥할 필요는 없는 곳이다. 심지어 날씨가 궂은 평일에는 점심 피크타임임에도 불구하고 워크인으로 쉽게 입장할 수 있었다. 좌로는 콩코드 광장과 샹젤리제, 개선문으로 이어지고 코앞에는 오랑주리 미술관과 뛸르히 가든이 위치해 있고, 우측으로는 루브르가 위치해..
파리 여행 중 옆에 같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자전거를 쳐다보다가 조 콜을 닮은 청년이 신은 파라부트에 시선이 꽂혔다. 파라부트 보트화 중에 밑창이 저렇게 투박한 모델이 있었나?? 하고 급하게 사진을 찍어두고 귀국해서 찾아보니 '치메이(Chimey)'라는 모델인 것을 확인. 아비뇽, 샴보드, 미카엘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모델은 여기저기 정보가 넘쳐나는데, 치메이는 거의 찾는 사람이 없는지 후기 찾아보기 쉽지 않은 모델이다. 그래도 내 맘에 푹! 날아와 꽂힌 모델을 그냥 지나치긴 어렵지. 컴컴컴온 바로 구입! 다크 브라운 컬러가 아주 맘에 쏙~ 든다. 새 신발이라 그런지 사진으로 본모습보다는 좀 더 포멀한 느낌. 심지어 앞모습만 떼어놓고 보면 아비뇽과 비슷한 느낌도 있다. 하지만 보트화이기도 하고, 밑창..
건방진 에버노트... 1년 99,000???? 유료화를 한다고 해도 나 같은 라이트유저들을 위해 적당한 요금제 출시했으면 그대로 에버노트에 묶여있었을 텐데 나처럼 간단히 일기 쓰고 몇 가지 메모하는 유저들에게 한 달에 9천 원은 진짜 너무 했다. 그래서!! 바로 업노트로 이동했다. 노션같이 복잡하고 느리지도 않고, 오히려 에버노트보다도 더욱 간결하면서 메뉴도 깔끔하고 빠릿하다. 게다가 30불짜리 Lifetime 프리미엄 결제 가능! Q&A를 보니 나중에 요금 정책이 변하더라도 Lifetime유저들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없도록 한다고 쓰여있다. MacOS, iOS, Windows 어떤 OS에서도 빠릿하게 돌아가는 클라이언트. 속 시원하다!! 에버노트 잘 가~~
떴다 떴다 비행기 인생 첫 비즈니스 탑승에 신나서 이륙하기도 전에, 아니 웰컴드링크가 나오기도 전에 어메니티를 뜯어제끼고 기내용 양말로 갈아 신었다. 이륙하자마자 바로 식사 개시. 스타트는 토마토 젤리와 바질크림을 곁들인 사브레. 0.5입컷. 이어 등장한 타르타르. 훈제연어가 사워크림으로 샤워를 했다. 1.2입컷. 좌측 상단 손에 닿을 듯 아련하고 폭신한 자태의 빵은 단연 이 코스의 또 다른 메인이라고 칭할 만하다 적당히 따듯하고 촉촉한 빵에서 부산 범일동 뒷골목에서 먹었던 돼지갈비의 향이 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진짜다. 게눈 감추듯 사라져 버린 그 맛을 다시 느껴보고자 빵을 더 달라고 했는데, 재고가 없었다. 슬프게도 말이다. 아스파라거스 감자 크림수프. 0.1입 먹고 스푼을 조용히 놓았다. 이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