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ain't over, till it's over 라는 외침은 결국 it's over로 마무리되었다. 하여, 거미줄만 무성하던 축구 카테고리에 오랜만에 강등 딱지를 붙인 글을 올리게 되었다. '전통의 명문', '축구 수도'라는 수식어로 소개되던 수원삼성블루윙즈가 23년 12월 2일 강원FC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2부 리그로 내려앉았다. 2000년대 초반 고데로 트리오(고종수-데니스-산드로)의 매력에 빠져 수원에 입덕한 후 20년이 넘게 응원하고 있는 팀이 강등된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믿기 힘든 일이다. 게다가 지금의 수준이라면 바로 1부 리그로 복귀할 것 같지도 않은 게 사실. 수원 팬들은 다들 알고 있는 08년도 하얗게 눈이 내리던 그날. 구단은 그날부터 10년이 넘게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
내 인생 3번째 맥북을 영입했다. 2022년에 출시한 맥북에어 M2 모델 기본형. 지름욕에서부터 도착까지 채 24시간이 걸리지 않은 컴팩트하고 번개 같은 여정이었다. 분명 저번 달에 쿠팡에서 M2 기본형이 120대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M3 맥북프로 출시에 이은 M3 맥북에어의 기대감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지금,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그럼에도, 글로벌 호구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나는 씩씩하게 쿠팡 로켓배송 결제 버튼을 눌렀다. 당근에 미개봉이 넘쳐남에도 말이다. 마침 이 날은, 그러니까 오늘은, 금요일 퇴근 후 전쟁에서 막 승리하고 돌아온 장수처럼 술을 들이붓고 아침 첫 차를 타고 귀가한 날이었다. 피곤에 쩔어버린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을 때 추운 현관 밖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던 로..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드디어 나에게도 일어났다. 1주간의 여행을 끝마치자마자 집에 도착해서 기억이 휘발되기 전, 아직 감성이 촉촉한 상태에서 글을 썼는데,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살구가 통한의 PC 전원버튼을 시크하게 누르고선 유유히 사라졌다. 분노게이지 폭발과 함께 촉촉한 감성도 아주 많이 휘발됐지만, 다시금 자세를 고쳐 앉아 라이트버전으로 무심한 듯 시크하게 휘갈길까 한다.... 흐린 날에 약한 포지티브필름 모드 + 무보정 + 리사이즈 파리지앵들의 발 공유자전거 파리지앵들의 입 Franprix 비 오는 주말, 바스티유 마켓 나도 이런 환경이었다면 밤낮없이 매일매일 열심히 뛰었을 거야 그렇게 날씬해졌을 거고 그렇게 건강하게 살고 있었을 테지 입이 떡 벌어지는 샹트샤펠의 스테인드글라스.. 종교를 가진다는..
가~끔 업무연수차 삼청동에 위치한 한국금융연수원에 방문할 때면 종종 들르는 북촌막국수. '삼청동'의 이름이 붙은 읍읍커피, 읍읍수제비, 읍읍전, 읍읍만두 등은 보통 보잘것없는 평범한 체험으로 귀결되어 왔지만, 이곳은 내가 삼청동을 떠올릴 때면 코끝에 물큰하게 들기름 냄새를 퍼부어주는 장소가 되었다. 삼청동에서 한국금융연수원에 이어 내가 두 번째로 사랑하는 북촌막국수를 소개한다. 고즈넉한 동네분위기 덕분인지, 꿀 같은 연수날의 버프인지 특이할 것 없을 것 같은 들기름막국수의 세계에서 어나더레벨에 올라있는 느낌이 있는 곳이다. 뭔가 아스팔트 같은 형체가 담긴 그릇이 나오면 촌스럽게 당황하지 마시라. 그것이 바로 북촌막국수가 자랑하는 시그니쳐 메뉴 들기름막국수다. 적당히 비벼 한입 호로록하면, 정말 최상의 평..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여느 때와 같이 퇴근하고 유튜브를 켜고 노닥거리다가 친애하는 유튜버 JM 채널을 보고 있었는데, 4년 전에 올린, 무려 '인류 최고의 백팩'이라는 워딩으로 소개한 백팩 영상이 알고리즘에 얻어걸렸다. 여러 영상으로 보아 백팩러버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런 그가 이렇게 굳~~이 백팩을 찬양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보고 흥미롭게 지켜봤다. 뒷광고도 아닌, 내돈내산 찐 인증 영상... 물론, 이런 아재냄새 물씬 나는 칙칙한 가방 디자인에 끌렸을 리는 없다. 그냥 그러려니 했을 뿐.... 그런데 문득, 11월 파리 여행에 어쩌면 백팩이 필요할지도 몰라! 라는 지름회로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에버키 홈페이지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접속을 했다. 뭐죠? 40% 할인이라고요? 게다가 7만 원 상당..
L.A. 한인타운의 레트로감성을 살렸다는 청기와타운. 숙대와 을지로를 지나다가 종종 본 적이 있어 궁금했었는데, 마침 저녁 약속이 있어 다녀왔다. 물론 L.A. 한인타운은커녕 L.A. 조차 가본 적이 없어 그 감성의 실체는 잘 모른다. 메뉴 구성은 고기에 꽤 진심인 너낌. 요 친구가 빗살로스. 고기 한 점에 술 한 잔. 고기 한 점 술 홀짝. ㅋ ㅑ너무 좋은 구성이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의 (남이 구워줘서 더욱)맛있는 친구. 고기 기름이 들러붙어 찐득한 바닥을 쩌억 쩌억 밟고, 드럼통 같은 동그랗고 좁은 상에 야만인 감성으로 옹기종기 둘러앉아 물때가 얼룩덜룩한 수저로 냉동 고기를 주워 먹는 감성도 그 나름의 느낌이 있지만, 청기와타운에서는 이렇게 널찍하고 정갈한 상차림과 함께 쾌적한 식사를 할 수..
제닉스 의자 Arena Type-4 구입 위 사진의 소프시스 파체어를 2년 동안 쓰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쓸만한 의자를 샀다. 소프시스 의자를 쓴 기간은 2년이 넘었지만, 사실 집에 와서는 거의 잠만 잤기 때문에 실제로 쓴 시간 nigasa.tistory.com 위의 제닉스 Arena Type-4 구입기를 포스팅한 게 2018년 2월이니, 벌써 5년을 훌쩍 넘겼다. 사실 의자의 수명으로 5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만, 나의 자랑스러운 제닉스는 볼품없이 뜯기고 찢겨 장렬히 전사했다. 사진을 올리고 싶었으나, 온라인 형제들에게까지도 부끄러움이 발동할 것만 같은 최악의 컨디션이기 때문에 패스한다. 제닉스의 장렬한 전사 후 다음 타자로 도착한 친구는 허먼밀러 뉴에어론 모델. 가격이 많이 올라 고민하고 있..
아슬아슬한 칼퇴 후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온 이곳은 고청담 광화문 디타워점. 오늘의 칼퇴만큼이나 아슬아슬한 구조의 건축물. 기둥 도대체 어디 있죠? 세종문화회관이 보이는 룸 입성. 혹시 이 밑에도 기둥이 없는 걸까. 한우 우마카세의 시작은 발가벗겨진 방울토마토와 리코타치즈. 오늘 함께할 와인은 회사 소비조합에서 행사하고 있어 납치해 온 텍스트북 2020 빈티지 헤롱헤롱하는 와중에도 악착같이 기록한 Vivino를 보니 Oak, Plum, Blackberry와 함께 4.5가 박혀있다. 바로 이어서 등장한 육회. 그리고 비싸고 비릿한 알갱이. 이렇게 감태로 육회를 잘 싸서 위에 캐비어를 올려먹으면 된다. 육회를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호불호가 없을 것 같은 양념을 듬뿍 머금고 있어 맛있게 잘 먹었..
최근 방문하고 만족했던 명동 인근의 점심/저녁 장소 몇 군데를 소개한다. 1. Taj(타지) 명동성당 바로 앞에 위치한 인도 커리 전문점. 슴슴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스타일의 인도식 커리. 알록달록한 피클도 슴슴하고, 심지어 저 자극적인 색의 탄두리치킨조차 슴슴한 편. 점심에 가서 자리를 못 잡아 발길을 돌린 적이 몇 번 있다. 평일 점심 예약은 필수 2. 더백푸드트럭 명동은 아니지만, 택시 기본요금으로 점심시간에 호다닥 다녀올 수 있는 수제버거집. 남산에서 숙대 쪽 방향으로 훌륭한 전망을 자랑하는 조용한 동네로, 해 질 녘엔 훌륭한 데이트코스. 주변에 분위기 있는 카페도 많아 선선한 날 남산 둘레길을 걷다가 식사와 커피를 해결하러 오기 좋은 동네. 3. 장안문 / 오는정 무교동 등갈비집인 장안문과 오는정..
도착했다. 이 요망한 것 똑바로 뜯었는데 폰이 뒤집혀있다. 원래 이랬었나. 역시 폰 알맹이만 빼고 나머지는 고이 장롱으로.. 정들었던 12 미니와는 이제 빠이빠이... 12부터는 쌩폰을 쓰겠노라 다짐했었는데, 그 다짐을 결국 14프로까지 와서 실행에 옮기게 됐다. 미니가 참 쌩폰으로 쓰기 좋은 모델인데 말이야... 어쨌거나, 노 필름, 노 케이스, 노 애플케어플러스로 상남자의 거무튀튀하고 기스 가득한 아이폰을 보여주갓서 매번 써왔던 아이폰이니, 큰 감흥은 없지만, 하.. 이 거대한 꼭지들은 참 적응이 안 된다. 폰을 탁자에 올려놓으면 굉장히 요상한 자세로 달그락달그락.
드디어 그날이 왔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계약 테슬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고슴도치 사진..... 맞다... 테슬라 모델3를 덜컥 계약해버렸다. 내 인생은 온갖 잡동사니들을 마구마구 사버리는 패시브 지름신과 쭉 함께하고 있는데, nigasa.tistory.com 2021년 7월에 덜컥 테슬라를 예약하고 너무 쉬운 내차팔기 헤이딜러 제로 100% 만족기 중고로 물건을 팔 때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쉽고 빠르고 뒤끝 없게 파는 편이다. 중고 폰은 개인에게 파는 것보다 업자에게 팔고, 당근이나 중고나라에 물건을 팔 때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올 nigasa.tistory.com 거의 1년이 지난 22년 6월 인도를 앞두고 기존 차량을 판매하고 대망의 인수일이 찾아왔다. 테슬라를 받으려면 광명 이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