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여행 #5] 지유가오카, 덴엔초후
지유가오카, 덴엔초후... 도쿄 여행책자를 들여다 보기 전에는 당연히 몰랐던 곳이다. 보통 도쿄 하면 신주쿠, 하라주쿠, 롯본기, 긴자, 우에노 등 줄줄줄 지명이 쏟아지는데 지유가오카나 덴엔초후는 그정도의 핫 스팟은 아닌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가이드북에나 꼭 소개되어 있길래 알아보니 도쿄의 유명 부촌이라고 한다.
두 곳이 나란히 붙어있어 도보로도 이동 가능한 곳인데, 지유가오카는 고급 주택들 사이에 번화한 시내가 있는 곳으로 각종 럭셔리한 소품들과 고급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강남 아줌마 스타일이 많은 곳이며, 덴엔초후는 초초초초럭셔리 주택들이 질서정연하게 밀집되어 있는 도쿄 최고의 조용한 부촌 동네라 볼 수 있다.
지유가오카 역에 내리면 나오는 조그마한 광장. 이 곳이 지유가오카 여행의 시작이다. 이 곳을 기점으로 동서남북으로 뻗은 조그마한 골목길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 된다.
이렇게 깨끗하고 조용한 골목에 상점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데, 하나같이 가격이 ㄷㄷㄷ 하다.
신사동 가로수길 조용한 뒷골목같은 분위기.
남녀노소 멋쟁이들이 가득한 동네인듯.. 하라주쿠나 신주쿠처럼 알록달록한 헤어스타일을 한 중고등학생들 보다는 30~50대 성인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깨끗한 도쿄 거리는 바로 이런 소소한 문화에서부터..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면 프로모션으로 끼워주는 재떨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방에 이렇게 개인 재떨이를 가지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혼자 구석에서 담배를 피고 이곳에 재를 턴 후, 쓰레기통을 만나면 가끔 비워주는 도쿄의 흡연자들... 덕분에 바닥에 꽁초를 찾기가 힘들다.
이 날, 엄청 걸어다니다가 근처 드럭스토에 들러 휴족시간을 샀다. 도보여행 후 잘 때 다리에 붙이고 자면 지친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는 파스인데... 요새는 올리브영에서도 판다. 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기분도 낼 겸 산거지 한국에선 50km 행군을 해도 이걸 살 일은 없을듯...
길을 걷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줄을 서있는 까페를 발견!!
어떤 브랜드인지는 모르지만 사진을 찍고도 계속 줄이 이어졌다. 치즈타르트 사려고 줄 선 것 같은데... 시간 아까워서 패스!!
지유가오카를 이리저리 둘러본 후, 덴엔초후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이 15분 남짓한 시간이 1주일간의 도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한적한 주택가를 걸으면서 이생각 저생각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는데, 눈이 호강하는 번화가에서 얻는 재미와는 또다른 경험을 가져다주었다. 여행 중에는 되도록이면 한국에 놓고 온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했었지만, 한국에 다시 돌아가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천천히 생각해보며 더 나은 방향을 생각해 보는 것도 꽤 괜찮은 여유로움이 아니었나 싶다.
구글맵을 키고 기찻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겠지 나오겠지.. 하고 천천히 걸었다.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던 소학교(초등학교겠지?..). 들어가서 구경하다 가고 싶었는데 입구가 저 반대편이어서 패스!
기찻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조그마한 육교가 나오는데, 육교를 건너면 바로 덴엔초후가 나온다.
멋스러운 덴엔초후 역. 부채모양의 잘 정비된 동네의 한 가운데 위치한 역이다. 역 간판에 '부!자!동!네!' 라고 써있는 듯한 포스.
역시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는 도로.. 주택가를 거닐며 주차장과 도로, 정문 사이의 칼같은 마감을 보며 감탄 또 감탄..
덴엔초후는 이런 느낌이다. 독특한 개성의 고급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동네.. 주택마다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는데, 포르쉐 페라리 벤츠 아우디 등등.. 알록달록한 차들이 가득하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친구가 정원에서 빨간색 페라리를 세차하고 있는데... 친구하자고 손내밀고 싶었다...........ㅋㅋㅋ
빨리빨리좀 걸으라며 남편에게 소리치던 할머니.. 들은체도 안하고 종종걸음으로 천천히 따라가는 할아버지...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어로 뒤를 쳐다보지도 않고 짜증을 내는 귀여운 할머니 때문에 미안하게도 귀가 너무 즐거웠다 ㅋㅋ
여유로운 느낌의 노신사들이 특히 많이 보였는데, 그렇게 개들을 많이 끌고다닌다... 내 몸값보다 비싸보일 법한, TV에서만 보이던 개들이 활보하는데, 주인들끼리도 밝게 눈인사 하는 미칠듯이 멋있어보이는(ㅋㅋㅋ) 장면들이 가득한 동네... 이곳에 살고 싶다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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