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여행 #2] 하라주쿠, 마리온크레페

 비가 온다는 뉴스를 보고 잠들었는데,아침에 일어나 보니 정말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호텔을 나서서 편의점에 우산 사러 광속으로 돌진! 

 편의점표 투명 우산도 퀄리티가 상당히 괜찮았다. 밤에 신주쿠에서 강풍을 만나 다 뒤집어질 때 까지는 진짜 그렇게 생각했었다.

횡단보도 앞에서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 질서정연함. 

사실 이 날은 시부야를 먼저 둘러보고 하라주쿠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하지만 시부야역에 내려 길을 걷는데, 비오는 시부야는 정말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어 하라주쿠까지 무작정 걸어가기로 결정!

인상 좋은 아주머니께 영어 일본어 한국어  다 써가며 하라주쿠까지 어떻게 걸어가냐고 물었는데, 결국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지구인은 일단 아닌걸로 결론.. 하지만 이 외계인도 '걸어서 하라주쿠는 어떻게 갑니까?'를 표현한 내 율동은 이해하고야 말았다.

 사실 도쿄 여행이 다 끝나고 한국에 온 후에야 시부야 신주쿠 긴자 하라주쿠 에비스 등등이 어떤 느낌의 스팟인지 다 알게 된지라 이곳이 하라주쿠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난 뭔가 10대 20대 소녀들이 가득한 행복의 나라인줄 알았는데, 손오공 무천도사 이런거 따라한 개성 넘치는 애들이 돌아다니는 동네였다.홍대 이대 쪽의 느낌.

이 곳이 다케시타 거리. 다른 블로그 보면 알록달록 휘황찬란 신기방기한 거리로 나오는데, 이 날은 날도 날이고.. 걸기적 거리는 우산도 짜증나고 해서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한 바퀴 쭉 돌고 그냥 돌아가려 하는 순간! 2ne1 TV에서 공민지가 '크레페는 역시 하라주쿠!' 라고 했던 것이 기억나서 네이버를 이리저리 검색!

그래서 바로 마리온 크레페를 찾게 되었다!!! 좁디좁은 하라주쿠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바로 찾을 수 있는 간판!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데, 몇개 딱 찝어서 추천을 해 놨다. 그냥 번호 말하면서 달라고 하면 즉석에서 바로 뚝딱 만들어 준다.

바나나 어쩌구 크레페.. 사실 그냥 크레페 맛이다. 하라주쿠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다 사먹는다고 하길래 잔뜩 기대했지만.. 그냥 특별한건 없다. 명동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저마다 무슨 소세지 무슨 떡갈비 하면서 유명한 가게 몇 개 만들어놨겠지?

비오는 겨울 도쿄는 4~5시만 되어도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더욱 깜깜해진 타케시타 거리를 뒤로 하고 집으로~!

신주쿠 역에선 개코를 닮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사람들이 좀 모여있는걸 보니 어디 케이블 TV VJ같기도...;

퇴근 길의 복잡한 전철역. 무표정으로 서로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지..

역 안에 있는 식당에선 이렇게 스탠딩 테이블에 혼자 서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빨리 한 끼 때우는 외로운 영혼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 곳 도쿄. 우리 정서랑은 어울리지 않지만 사실 나도 이렇게 혼자 때우는게 더 편할 때가 많다.  

호텔에 들어가며 내가 좋아하는 야끼소바 컵라면 3종세트를 한꺼번에 구입!! 페양구, 잇페짱, UFO.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와도 인기 엄청 많을 것 같은데.. 

개인적인 선호도는 페양구>UFO>>>잇페짱

요렇게 하루를 마무리!! 비가 와서 짐 챙기느랴, 카메라 물에 안젖게 하느랴, 우산 신경쓰느랴 엄청 몸이 바빴던 하루였다.